연구동향

PDE-5 저해제 미로데나필(mirodenafil)의 약물재창출연구를 통한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 개발 (아리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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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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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19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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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E-5 저해 발기부전치료제인 미로데나필[mirodenafil, 상품명: 엠비스(Mvix), SK Chemical] 약물재창출연구(drug repositioning)를 통하여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 개발 (아리바이오)

알츠하이머병 (AD: Alzheimer’s disease)은 뇌의 신경세포 손실, 뇌에 베타-아밀로이드(Aβ) 플라크와 인산화된 타우(pTau) 신경섬유 엉킴이라고 하는 독성 단백질 덩어리의 축척 등의 병리학적 특징을 갖는 뇌질환으로 전체 치매 환자의 50~70%를 차지한다. 초기의 알츠하이머 치료제들은 주로 Aβ나 pTau 같은 엉킨 단백질을 직접 제거하는 약물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레카네맙(Lecanemab), 도나네맙(Donanemab) 등의 항체 치료제 (정맥 주사제)는 뇌 속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거의 완벽하게 제거하여 AD 진행을 늦추기는 하지만 완치제는 아니며 높은 비용과 복용 불편함으로 장기 치료에 한계가 있다.

AD는 다양한 신호전달경로로 엮어진 네트워크를 포함하여 여러 가지 요인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단순하게) Aβ 및 pTau 단백질 생성, 축적 억제, 제거 등의 단일 기전 치료법은 효과적이지 못하였다. 대신에 최근에는 여러 가지 병리생태학적 요인(multiple pathophysiological factors)을 동시에 타겟하는 다중기전(multimodal mechanism), 다중타겟(multi-target) 약물개발 같은 다약리적 접근방식(polypharmacological approach)이 새로운 AD 치료 전략으로 시도되고 있다.

cGMP(cyclic Guanosine MonoPhosphate)는 세포들 간 소통과 내부 시스템을 조율하는 중요한 신호전달물질이며, PDE-5 (Phosphodiesterase-5)는 cGMP를 분해하는 작용을 하는 효소이다. 즉, PDE-5는 신호전달이 과도해지지 않도록 조절하는 단백질이다. 하지만 AD 환자에서 PDE-5가 과도하게 발현되면, cGMP가 너무 빠르게 분해되어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뇌세포 손상이 일어나게 된다. 실제로 AD 환자는 뇌에서 기억과 언어를 담당하는 부위인 측두엽 피질(temporal cortex)PDE-5가 건강한 사람에 비하여 과도하게 발현되어 있어 cGMP가 제 역할을 못하게 된다.

아리바이오(AriBio, 홈페이지 바로가기) 연구자들은 뇌세포 보호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여러가지 기전에 관여하는 세포 신호전달 물질인 cGMP에 관심을 가지고 cGMP 농도의 감소를 막을 수 있는 PDE-5 저해제 연구를 통한 AD 치료제 개발을 시도하였다.

2021년 Nature Aging지에 발표된 7,230만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한 논문(논문 바로가기)에서 대표적 PDE-5 저해제인 실데나필(Sildenafil : 비아그라)이 AD 발병 위험율을 69%나 낮출 수 있다고 보고한 적도 있지만 아리바이오 연구자들은 그보다 10배 강한 PDE-5 억제력을 가진 미로데나필(mirodenafil)에 연구를 집중하였다. Mirodenafil은 SK Chemical이 개발하여 2007에 출시한 발기부전 치료제 (상품명: 엠빅스, Mvix)로 아리바이오가 기술을 이전받아 AR1001이라는 코드명으로 AD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미로데나필(mirodenafil, AR1001)의 화학구조>



PDE-5 억제제인 미로데나필(AR1001)은 전임상 시험에서 아밀로이드(Aβ) 및 인산화된 타우 단백질(pTau) 침착 저해뿐만 아니라, cGMP/PKG/CREB 경로, GSK-3β 키나아제 활성, GR 신호전달 및 Wnt/β-카테닌 신호전달 등 관련된 여러 주요 신호전달 경로에 작용하여 AD 치료를 위한 다약리학적 약물후보(polypharmacological drug candidate)로서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AD 마우스 모델(APP-C105)에서 인지행동 개선 효과도 보여주었다.

 

<미로데나필(AR1001)의 다중기전 작용점 (multimodal mechanism of action)>



 

미로데나필(AR1001)은 기존 항체 치료제와는 달리 경구복용이 가능한 저분자 약물로서 BBB를 통과하여 뇌혈류를 개선하고, 세포 내에서 뇌세포 생성을 돕는 유전자들의 활성화를 촉진 시키며 독성 타우 단백질의 인산화도 저해할 수 있는 차별적 장점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증에서 중등도의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미로데나필(AR1001)의 안전성과 효과를 평가한 임상 2(N=210)에서 52주동안 매일 10 및 30mg을 투여했을 때 일반적으로 안전하고 내약성이 우수하며, 인지기능과 일상생활 기능에서 현저한 개선 효과가 확인됐고, 병리학적으로 타우 단백질(pTau-181) 수치가 1pg/ml 이하로 감소하였다. (2상결과 바로가기-1, 바로가기-2)

현재 미로데나필(AR1001)은 1,500명의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NCT05531526, Polaris-AD)을 진행 중이다. 최종 탑라인 데이터는 2026년 상반기에 발표될 예정이며, 신약허가신청(NDA)은 2026년 하반기 제출 예정이다. 또한 향후 파이프라인을 희귀 뇌질환, 뇌졸중, 파킨슨병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미로데나필(AR1001)와 기존 PDE-5 억제제들과의 차별성으로, 비아그라(Sildenafil)는 시각장애, 시알리스(tadalafil)는 근육통 등의 부작용이 알려져 있지만 미로데나필(AR1001)은 임상 2상에서 이러한 부작용 없이 안전성이 확인됐었고, 또한 PDE-5에 대한 선택성이 높아 비아그라 대비 약 10배 이상 강력한 PDE-5 억제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치료 효과를 높으면서 부작용 가능성은 낮게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글로벌데이터(GlobalData)는 AR1001(mirodenafil)을 2025년 기준 가장 유망한 후기 단계 AD 치료제로 평가했으며, 스위스 Avance의 기술가치 평가에 따르면 AR1001의 기술가치는 약 30억달러(4조원) ~ 40억달러(5.4조원)로 추정되었다.

이러한 평가에 걸맞게 미로데나필(AR1001)는 대규모 글로벌 기술수출계약(치매치료제 판권계약)을 체결하였다. 2025년 6월 10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본사를 둔 아르세라(Arcera)와 경구용 알츠하이머 치료제 AR1001의 독점판매권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6억달러(약 8200억원)이며, 대상 지역은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우크라이나 및 CIS(독립국가연합)이다. 또한 아리바이오는 2023년 3월 삼진제약과 1000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고, 2024년 3월에는 중국 제약사와 1조200억원 규모의 독점판매권 계약을 맺은 바 있으며 현재까지 누적 국내외 계약 규모는 약 1조9400억원에 이른다.

 

편집 작성 : 이현규(한국화학연구원)

참고자료